길에서 시비가 붙었거나 처음 본 사람과 다툰 사건이라면, 사과하고 합의하고 싶어도 상대의 연락처를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사기관도 피해자의 연락처를 마음대로 알려 주지는 않습니다. 폭행합의금 이야기를 꺼내려면 먼저 상대에게 닿는 길부터 찾아야 하는데, 그 길을 잘못 고르면 합의는커녕 새로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먼저 피해야 할 접촉
주소를 수소문해 찾아가거나, SNS와 지인을 통해 연락처를 알아내 갑자기 연락하는 방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해자에게는 원하지 않는 접촉 자체가 두려움이 될 수 있고, 연락의 내용이나 방식에 따라 압박이나 보복으로 받아들여질 위험도 있습니다. 합의를 바라는 마음이 진심이어도, 상대가 그 연락을 원하는지가 먼저입니다. 피해자의 가족이나 직장 동료에게 말을 대신 전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같은 문제를 낳을 수 있습니다.
경찰 수사 단계: 담당 수사관을 통한 의사 전달
사건이 경찰에 있다면 담당 수사관에게 사과와 합의 의사가 있다는 뜻을 피해자에게 전해 줄 수 있는지 물어볼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동의하면 연락처가 전달되거나 피해자 쪽에서 먼저 연락해 오는 방식으로 대화가 시작되기도 합니다.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면 그 뜻을 존중하고 다른 경로를 기다려야 합니다.
요청할 때는 사과의 뜻과 함께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를 짧게 전하면, 피해자가 대화에 응할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금액부터 내세우거나 빨리 답을 달라고 재촉하면 피해자에게는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으니 조심하는 편이 좋습니다.
변호인이 선임되어 있다면 변호인을 통해 같은 요청을 하거나, 피해자 측 대리인과 대화를 이어 갈 수도 있습니다. 당사자끼리 직접 말하는 것보다 감정이 덜 섞여 조건을 차분히 맞춰 보기 쉽습니다.
공소청 단계: 형사조정
사건이 송치되어 공소청 검사가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단계라면 형사조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41조에 따르면 검사는 당사자 사이의 다툼을 원만하게 풀어 피해를 실제로 회복하는 데 필요하다고 볼 때, 당사자의 신청이나 직권으로 공소제기 여부를 정하기 전의 사건을 형사조정에 맡길 수 있습니다.
조정을 진행하는 곳은 각 지방공소청과 그 지청에 설치된 형사조정위원회이고, 형사조정위원 두 사람 이상이 함께 참여합니다(제42조). 피의자가 피해자의 연락처를 직접 찾아 나서지 않아도 위원회가 마련한 자리에서 이야기가 오가므로, 폭행합의금과 사과의 방식, 재발 방지 약속을 함께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피해자에게도 형사조정은 가해자와 따로 연락을 주고받지 않고 피해 회복을 논의할 수 있는 통로가 됩니다. 위원회는 필요하면 회부한 검사에게 수사서류와 증거물 등의 사본을 보내 달라고 요청할 수 있고(제44조 제1항), 당사자도 자기 주장과 관련된 자료를 낼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3항). 사실관계를 어느 정도 공유한 상태에서 조건을 맞춰 보게 되는 셈입니다.
다만 회부가 막혀 있는 사건도 있습니다. 제41조 제2항은 도망하거나 증거를 없앨 우려가 있을 때, 공소시효가 곧 끝나는 때, 불기소할 사유가 분명한 때에는 조정에 넘기지 못하게 하고, 기소유예에 해당하는 사건만은 이 마지막 제한에서 빼 두었습니다.
조정이 성립하면 결과가 서면으로 정리되어 검사에게 보내지고, 검사는 사건을 처리할 때 그 결과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조정이 성립하지 않았다는 사정을 피의자에게 불리하게 고려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도 있습니다(제45조). 조정 과정에서 낸 자료는 제출한 사람의 동의를 받아야 상대 당사자가 열람할 수 있습니다(제44조 제4항). 조정이 끝나면 처벌불원 여부와 지급 일정 같은 핵심 조건이 결과 서면에 정확히 적혔는지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기소된 뒤: 형사공탁
재판에 넘겨진 뒤에도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모른다면 형사공탁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공탁법 제5조의2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을 때 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 소재지의 공탁소에 공탁할 수 있게 하고, 공탁서에는 이름 대신 사건번호와 기록상 피해자를 가리키는 명칭을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공탁으로 폭행합의금을 전하는 것은 피해자와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을 전제로 한 경로에 가깝고, 처벌불원 의사까지 얻어 내는 방법은 아닙니다. 공탁의 효과와 한계는 거절과 형사공탁을 다룬 문서에서 자세히 설명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피해자 연락처를 알려 달라고 경찰에 요구할 수 있나요?
A. 연락처 자체를 요구하기보다, 합의 의사를 피해자에게 전해 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연락처를 알려 줄지는 피해자의 동의에 달려 있습니다.
Q. 형사조정은 누가 신청하나요?
A. 피의자나 피해자가 신청할 수 있고, 검사가 직권으로 회부할 수도 있습니다. 회부할지는 검사가 사건의 성격을 보고 정합니다.
Q. 피해자가 형사조정에 나오지 않겠다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조정은 양쪽이 대화에 응해야 성립하므로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이때는 검사가 사건을 그대로 처리하게 되고, 기소된 뒤라면 형사공탁 같은 다른 경로를 검토하게 됩니다.
정리
연락처를 모를 때는 찾아 나서기보다 절차가 마련한 통로를 이용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경찰 단계에서는 수사관을 통한 의사 전달, 공소청 단계에서는 형사조정, 기소 뒤에는 형사공탁이 그 통로입니다. 폭행합의금을 둘러싼 다른 질문은 첫 화면에서 이어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41조·제42조·제44조·제45조, 공탁법 제5조의2, 공소청법(2026-10-02 시행)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